본문 바로가기

+ 스토리/일상

아파트 추첨

남편이 결혼 전에 살고 있던 집이 재개발에 들어간 지 20년 정도 되었다.

결혼할 때 팔고 신혼집 구할 때 보탤까 하다가 그냥 두었다.

 

15년 전 최고가였던 집 값은 경기가 바닥을 보이며 급기야 시공사가 두 손 두 발을 다 들었고

집값은 공시지가까지 떨어졌다.

 

진즉에 팔 걸... 하는 후회는 아무런 소용이 없었다.

알기에 '돈 복은 없는 걸로~'라는 생각을 되뇌이며 자신을 토닥거렸다.

 

어쩔 수 없는 건 정말 어쩔 수 없는 거니까.

 

그냥 두자. 

그냥 두고 아이에게 물려주자. 

설마 공시지가보다 더 떨어지지는 않겠지.

 

그렇게 잊고있을즈음 시공사가 바뀌어 다시 조합이 꾸려졌다.

 

길고 긴 기다림 끝에 지난달 동 호수 추첨이 있었다.

원하는 동이 있었기에 프린트해서 형광펜으로 표시를 해두고 기도했다.

이왕이면 최고층이기를 바랐지만 

10층대만 되도 좋겠다는 소극적인 바람을 갖고 있었다.

 

너무 높은 거 보다는 10 층대를 원했던 아이의 마음도 작용했으리라.

 

직접 가서 추첨을 하는 줄 알았는데

전산으로 진행된단다.

 

두구두구두,

 

아파트를 선호하지는 않지만

이왕이면 재산 증식을 위해서라도, 너무나 오래 묶여있던 물건이니 이 정도의 바람은 괜찮지 않을까 싶었다.

 

추가분담금으로 속상함이 따랐지만 

조합원이라 일반 분양가보다는 낮은 금액이라는 것을 위안 삼으며 추첨 결과를 기다렸다.

 

원하던 동, 원하던 형태, 그리고 13층이 되었다.

신기하고 기뻤고, 감사했다.

 

이제 계약금을 내야 하고 차근차근 내야 할 것들이 참으로 많다.

 

아직 이 금액을 어떻게 마련할지 모르겠다.

살고 있는 집을 팔아 들어갈 계획이었지만

중도금을 몇 차례에 걸쳐 내야 하기에 내년부터는 집중적으로 고민해야 한다.

무이자라고 했던 중도금 대출이 유이자로 전환되면서 대출은 접어야 할 판.

 

산 넘어 산이긴 하지만

그래도 이제는 진행되고 있다는 사실이 다행이다 싶다.

 

 

 

 

 

 

 

728x90
반응형